[진현주의 웨딩칼럼] 결혼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고함

진현주(陳玄珠/JIN Hyunju)

한중협회 미용웨딩산업위원회 위원장

(사)한국메이크업미용사회 중앙회 이사
모노웨딩 스튜디오, 부산 아르피나웨딩홀, 그린나래호텔웨딩&뷔페 대표

 


결혼을 준비하는 당사자들이나 그 가족들은 아직도 많은 스트레스와 양가 신경전으로 힘들어 하는 것 같다. 그건 아마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결혼이라는 사고와 문화의 영향 때문일 것이다.

요즘 아무리 결혼이 스몰 웨딩이니, 주례 없는 예식이니 하면서 허례허식을 줄이고 간소화됐다고 하나 그래도 집안 대 집안이라는 인식을 그리 많이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.

자녀의 수가 줄어들고, 따라서 일가 친척들도 줄고 초대하는 범위가 좁혀지면서 간소화되어 가지만 지방으로 내려가면 갈수록 아직도 잔치라는 개념이 지배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.

 

웨딩을 25년 정도 해오면서 다양한 손님들을 만나고, 또 그들과 때로는 인생상담도 해오면서 그들의 첫걸음을 진심으로 축복하려 노력했다.

단순히 고객에 앞서 친구처럼 동생처럼 때로는 조카처럼…

 

얼마 전 30대 후반의 신랑 신부를 만났다. 1차 상담을 하고 계약을 하러 온다는 전화를 받았다.

요즘은 이렇듯 아예 늦은 연령의 신랑, 신부들을 많이 만나 준비하면서 겪는 어려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어왔기에 더 신경 써서 예식을 준비해주고 싶은 마음에 더욱더 애틋했다.

 

그런데 약속한지 한 달이 다 되도록 오지를 않는 것이 아닌가?

식장 날짜는 다 홀딩 시켜 놓고 그들이 원한 날이 얼마 남지 않아 조심스레 전화를 하고 다시 미팅 날짜를 잡았다. 계약서를 쓰는 날 심상치 않은 분위기…

나이가 있어서 결혼을 하다 보니 서로가 많이 싸웠다고 한다.

 

주로 혼수 문제부터 비롯되면서 시댁과 친정 간의 불협화음, 상견례장에서의 일들

얘기가 더 깊어지면 안 될 듯해 적당한 선에서 이야기를 끊고 다 그렇다고 그래도 이해하시라고 서로 상담(?)도 하면서 계약서를 작성했다.

그런데 리허설 촬영을 하루 앞두고 신랑, 신부 번갈아 가며 전화가 와서 파혼한다고 한다.

불과 한 달 전에 계약서를 쓰고 촬영 하루 전에, 아니 결혼식을 겨우 한 달 남겨두고서.

 

여기서 2차 상담. 신랑 이야기도 듣고 다독거리고 또 따로 신부 이야기를 들어주며 내 결혼 생활이나 주위 다른 사람들의 경우도 이야기 하면서… 하지만 두 사람은 너무나 많은 상처를 서로에게 남긴 것 같았다.

각 1시간이 넘는 상담도 실패. 결국 파혼하는 걸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.

 

그 내용이라는 것도 어찌 보면 당사자들에게는 심각할 것 같으나 조금만 서로 양보하고 한 발짝 물러나서 본다면 또 이해 못할 것도 없는 것들이었다.

조금 더 시간이 있었더라면 극복할 수 있지 않았을까?

 

나 역시도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사는 사람이기에 1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만나고 또 결혼을 결심하고 준비하고 했던 그때의 마음으로 돌아가서 서로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많이 들었던 커플이었다.

 

사진=모노웨딩 스튜디오(부산)

 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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